2014년 8월 15일 금요일

암스테르담이다 #1

총 열 세시간의 비행과 세시간의 경유지 공항 대기를 끝내고 어젯밤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은 처음이라 많이 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간이 빠르게 갔다. 운이 조금 좋았던 것이 러시아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를 예약했었는데, 제휴사인 대한항공이 인천-모스크바 간의 비행을 운항해서 먼 곳까지 익숙하고 편리하게 갈 수 있었다.

 모스크바-암스테르담 구간은 아에로플로트의 3/3 좌석배열의 에어버스를 탑승했는데, 통로가 하나뿐이어서 타고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걸렸다. 그러나 미끈함 가죽의 푹신한 의자 덕분에 세시간 반의 비행동안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이번 여정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것은 모스크바 세레미티예보공항에서의 공항대기였다. 내가 알아본대로라면 러시아 공항은 흡연에 아주 관대하여 내리자마자 끽연을 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흡연구역은 없었고, 유리벽으로 둘러져 흡연구역이었을 것 같이 생긴 방들은 여러개 있었다.

답답한 심정에 지나가다 보이는 카페로 다가가 점원에게 물으니 없단다. 전혀 없냐니까 전혀 없단다. 믿을 수가 없어서 그 이후로 한 세명한테 더 물어봤다. 없단다ㅠㅠ.. 그렇게 흡연구역을 찾느라 공항 곳곳을 누볐더니 금새 한 시간이 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내가 나온 터미널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레미티예보 공항의 환승장에 들어가는 보안검색대는 줄이 너무 길었다. 거기에서 또 삼사십분이 흘렀다. 비행기에서는 줄곧 자고, 경유지에서는 헤매고, 이러니 암스테르담까지의 시간을 그리 길지 않게 느꼈던걸까. 보안검색대에서 줄이 짧아지길 간절히 기다리며 짐을 주렁주렁 들고선 나중에 러시아공항 욕해야지 하면서 사진을 찍고있는데  앞에 서있던 외국인이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줬다. 엿같이 긴 줄도 찍어가란다. 프랑스인인 그녀는 일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사실 이야기를 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녀의 말 끝에 웃어야할지, 고개를 끄덕여야할지 따위의 고민에 허덕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대화하는 시간은 생각했던 것 보다 불편하지 않았고, 재밌었다. 그러면서 영어를 열심히 익혀야겠다는 생각이 무한히 들었다ㅠㅠ.
그렇게 나는 14일 밤 열시 반 쯤 스키폴 공항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오기 전에 여기저기서 암스테르담에 대한 정보를 뒤져봤었는데, 그 중에서 처음으로 유용했던 것은 스키폴 공항에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를 내리자마자 맡은 냄새가 뭔지 알아채게 해준 위키피디아의 소개이다. 위키피디아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비릿한 냄새가 금새 대마임을 알아차리게 해주었다..ㅋㅋ
늦은 시간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있었고, 그 사이로 나는 내가 예약한 Flying Pig Dawntown 을 찾아갔다.

호스텔은 중앙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이고, 공용시설과 B층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출입카드로 통제되어 있어 안전하게 느껴졌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터라 4인실의 내 방에는 이미 피곤한 어느 암스테르담 여행자가 곤히 잠들어있었다. 방해하고싶지 않아 조용히 짐을 풀고 시원한 콜라를 찾아나섰다. B층의 펍에는 콜라를 팔지 않아 길거리로 나왔다. 아까 중앙역에서 오는 길에 분명 자판기를 봤던 것 같은데 왜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어느 가게 앞에 서있는 여자한테 물어봤더니 자기가 서있던 가게로 데려갔다. 자기 친구가 일한단다. 그 바Bar에도 없어서 그녀의 친구가 알려준 건녀편의 피자가게로 갔다. 콜라가 2.5유로라니.. 벤로에서는 콜라도 끊어야겠다. 무튼 그 여자는 피자가게에까지 날 데려가서 도와줬다. 고마워서 에쎄체인지 한 대를 펴보라고 줬더니 아주 좋아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꽤 나눴는데, 그녀는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음악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했다. 머리를 묘사하는데 이런 말을 쓰는게 어색한데, 말 그대로 형형색색의 머리에 아프다는데는 전부 피어싱을 한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약에 취해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ㅋㅋ 여기 사람들은 다들 친근한 것 같다. 그런점에서 나는 이 곳 암스테르담, 그리고 네덜란드가 너무 마음에 든다. 원래 써놨던게 있는데 다 날라가서 지금 다시 쓰고있는 거였는데 아까 쓴 것만큼 안 써져서 열받는다. 곧 다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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