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에서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Holiday Inn Express의 숙박비에는 조식이 포함되어있어서 아침을 상쾌하고 풍족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노르웨이 여행까지 포함해서 근 열흘 간 조식을 제공한 세 곳의 숙소 중에서(호스텔 제외) 최고였다. 다시 가고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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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rry I'm an ugly Asian..k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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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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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싰쪙... |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잠깐 쉰다는게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형도, 나도 각자 치뤄야 했던 강행군 때문에 피로가 몸 깊은 곳까지 쌓였던 모양이다. 자고 일어나니 두시 가까운 시간이 돼있었다. 여행지에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할 순 없기에 잠을 털어내고 서둘러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내가 한국에서부터 가고 싶었던 잔세스칸스 풍차마을. 몰라, 왠지 그냥 가고싶었다. 가고 싶었던 곳을 가는 데에는 풍파가 있는 것이 필연적인가. 거리상 기차로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곳을 우리는 두 시간만에야 갈 수 있었다. 사실 어젯밤 암스테르담에서 숙소 돌아 갈 때에도 메트로를 잘 못 타서 중간에 내려 다시 돌아가는 일이 있었다. 근데 오늘도..ㅠㅠ 오늘은 더 심각했다. 한 두번을 도중에 내려서 수십분 기다려 갈아 탄 뒤에야 목적지인 잔세스칸스마을 인근 역인 Koog Zaandijk에 도착할 수 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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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내려서 기다리던 어느 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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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열차 플랫폼은 흡연구역이다. 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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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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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에서 나와 조금 걷자 풍차가 우릴 맞이했다 |
쉣. 그 시각이 다섯시 반. 내가 제일 가고싶었던 치즈공장이 여섯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야했다. 마을에 들어서니 늘어선 벼룩시장의 캐노피 천막들이 갈 길을 안내했다. 치즈공장에 급하게 가느라 구경할 시간이 없기는 했지만, 벌써 상인들이 보따리를 싸고 있는 것을 보니 늦게 온 것이 좀 아쉬웠다. 문 닫는 시간을 몇 분 남기고 치즈공장에 도착했다. 여러 블로그들에서 봤듯이 거기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시식해 볼 수 있었다. 몇 개 집어먹으니 짜서 못 먹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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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 시식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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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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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 코너를 뒤로 하고 다시 출입문 쪽을 보니 치즈 만드는 과정 등을 설명하면서 직접 보여주는 방이 있었는데, 치즈 먹고나니 흥미가 떨어져서 공장을 나섰다. 나는 잔세스칸스가 풍차마을이라해서 풍차가 되게 많을 줄 알았더니 마을 초입에 있는 것까지 대여섯개 뿐이라 조금 실망했다. 예전에는 400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메인 풍차 네 기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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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네 대의 풍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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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마다 용도가 다 다르다고 하는데 설명하기는 귀찮아서 패스. 풍차를 보고 있으니 네덜란드가 바닷물을 퍼올려서 육지를 확보해온 나라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대부분의 네덜란의 영토가 해수면보다 고도가 낮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 옛날에 어떻게 풍차를 만들었는지. 동양이나 서양이나 선조들의 지혜는 대단하다. 내가 만약에 조선시대 이런 때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전래동화처럼 아무개는 그렇게 잘 먹고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와 같은 현실순응적 인물일듯ㅋㅋ 무튼 그곳에서 형이랑 사진 많이 찍고 잘 돌아다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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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의 전통 나막신. 생각보다 편함 |
잔세스칸스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했다. 오늘 저녁은 Little Thai Prince라는 곳에서 태국 음식을 먹기로했다. 형이 유럽사람들은 태국음식을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가게는 붐볐고, 우리는 거의 20분 정도를 기다려야했다. 들어가서 파타야와 치킨, 그리고 또 뭐 하나 시켰는데 기억이 안나네.. 아, 그린커리! 그거 먹었는데 맛있었다. 아마 내가 태어나서 처음 태국 음식을 먹어본 날이었을 것이다. 야채가 꽤 많았지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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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타이 푸드. 굿굿 |
밥을 다 먹고 우리는 canal cruise (open boat)를 타러갔다. 처음에는 중앙역 앞에서 파는 배 표를 샀다가 그 배가 천장과 옆면이 유리로 닫힌 배인게 맘에 안들어서 형의 임기응변으로 환불하고 open boat를 타기로 했다. 심지어 그게 0.5유로 더 싸기까지 했다. (1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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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보트 탑승장에서 |
표 파는 친구가 되게 친근해서 조금 친해졌다. 밥먹으러 가기 전에 '나 밥먹고 올테니까 내 자리 팔면 안돼~'라고 하니까 '아마 자리있을거야'라고 하길래 '팔지마 팔지마' 하니까 난처해하며 수줍은 듯 웃던 그의 귀여운 모습이 떠오른다ㅋㅋ 커널크루즈는 환상적이었다. 그냥 걸어다니면서 봐도 예쁜 암스테르담이 백 배 천 배 더 예뻤다. 문영이형도 반함. 사진 못 찍는 내가 어디를 어떻게 찍든 예쁘게 나왔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암스테르담에 오게 된다면 진짜 강추 초강추. 백번타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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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탔을 때는 밝아서 그럭저럭이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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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정말 엽서에 나올 것만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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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만 담기에는 너무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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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독일 여자애 네 명이랑 젊은 프랑스인 커플이랑 같이 탔었는데, 독일 여자 애들이 노래틀어달래서 처음에 캡틴의 가이드가 하나도 안들려서 슬펐다. 그래도 가다가 캡틴이 알아서 낮춰줘서 다행이었디. 문영이형 말대로 암스테르담 운하는 노래소리 없는 고요한 풍경이 더 사랑스러운듯. 프랑스 애들은 그냥 조용했다..ㅋㅋ 둘 다 저렇게 말이 없어서 어떻게 사귀지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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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보이는 두사람이 프렌치 커플 |
그렇게 커널크루즈도 끝이 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 하루는 늦게 시작했지만 뭔가 컴팩트한 일정이어서 보람이 있었다. 좋은건 아닌건가?ㅋㅋ 암스테르담 이틀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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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는 버튼을 눌리면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는 횡단보도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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